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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道樂山 (964.4m)
날짜 : 2020.05.23 조회 :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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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樂山 (964.4m)
- 世楹 박광호 -

道樂山은 충북 단양군 대강면과 단성면의 경계를 이루는 바위산으로서 도락산이라 이름 지어진 유래로는 조선조 대유학자이신 우암 송시열 선생님이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이 따라야 한다.” 라는 뜻에서 그렇게 붙여진 것으로 전해온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중 하나로 마치 바위의 전시장 같기도 하고, 흙 한 줌 없는 바위에서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을 자랐을 경이로운 소나무들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산행을 한 시기는 초여름 한참 가뭄이 깊을 때이어서 고추밭 고추대가 시들어가고 고구마 줄기가 잎을 피우지 못하고 메말라 가는 지경이라 농촌 여기저기에서는 물주기에 바쁜 농부들의 모습이 보였다.
산행에 그리 익숙하지 못한 나는 남들은 정상에 두 시간 반이면 오르는 것을 나는 세 시간 반이 넘어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나는 단양이 고향이면서도 도락산에 오른 것이 처음이고, 또 그렇게 아름다운 줄은 몰랐다.
주말마다 끈이지 않고 등산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밀려드는 까닭을 산행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산에 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야 사람에 따라 가지각색일 테지만, 나는 숨도 가쁘고 근력도 미치지 않아 두 번 다시 산에 오르고 싶지가 않았다.
몇 번이고 중도에서 발길을 돌리려 했지만, “가다가 중지 곧 하면, 아니 감만 못하리라” 그 말이 떠오르고, 지금껏 내가 살아온 역경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것이다.
세상 두려워하지 않고 나이 열일곱에 단신 상경하여 일가친척 없는 객지에서 자력으로 고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직업전선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살아오지 않았든가?
이까짓 산에 한 번 오르는 것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다니... 이렇게 자신을 달래가며 한발 한발 옮긴 것이 무사히 정상에 오르게 되었고 하산까지 마쳤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나이 칠십이 넘은데다 단련되지 않은 몸으로 964미터 고지를 점령하고 내려왔으니 쉬운 일은 아닐 게야!”
내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먼저 하산을 하고 기다린 일행의 승용차에 올라 지친 몸 퍼질러 앉아 눈을 감았다. 삭신이 나른하고 다리가 후들거리며 맥이 탁 풀리는 것이 덧정이 없었다. 복장부터가 등산복이 아닌 나약한 등산객의 일원, 산에 오르고 내리며 신기하게 보여 졌든 것들이 다시 떠오르고 그중에서도 유난히 관심을 끌었든 바위위의 노송 한 그루, 수백 년의 세월을 버텨 왔을 그 노송의 그늘에 앉아 내 자신과 인간들의 삶에 대하여 한참을 사색에 잠겼든 일이 새삼 생각나는 것이다.

바위가 폭염에 달아올라 후끈거리고 물기라곤 느껴볼 수 없는 바위 한 가운데 잡초 한포기도 살지 못한 그곳에 어쩌면 말라죽거나 얼어 죽지 않고 살 수 있었던가?
무수한 등산객을 맞으며 나약한 인간들에 삶의 교훈을 일러주는 무언의 스승, 하늘로부터 그 임무를 부여받고 축복 속에 그곳에 뿌리내림 한 것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살아 버틸 수 있을까?
우리들의 환경이 아무리 어렵다한들 바위위의 한 그루 소나무에 비길 수 있으랴! 숙연히 내가 살아온 삶의 발자취를 뇌리에 반추해 보았다.

힘겹게 가난하게 살아온 내 자신이 갖은 것 없이 늙어진 몸이지만 바위를 삭히며 바위 중심에서 자란 한 그루 소나무처럼 만인에게 삶의 귀감으로 인정받는다면 그게 곧 성공이 아니겠는가?
사계의 천기를 읽어오며 수백여 성상을 살아온 그 노송에서 나는 값진 깨우침을 안고 돌아온 하루였다.
이렇듯 사람들은 산에 오르며 그 무엇을 배우기도 하고, 각자 나름대로 보람을 찾을 수 있기에 계절에 구애 없이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 이유를 알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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